음미하고픈 詩

평행선

그령58 2007. 12. 27. 23:46

평행선 / 김남조

우리는 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
헤어져 본 적도 없습니다.
우리는 무슨 인연으로 태어났기에
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

가까와 지면 가까와 질까 두려워 하고
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 하고

나는 그를 부르며
그는 나를 부르며
스스로 부르며 가야만 합니까

나는 아직 하나가 되어 본 적 없지만
둘이 되어 본 적도 없습니다.  

 

* 오늘 중앙일보에 송년특집으로 김남조 시인이 소개되어, 내 젊은 날 사모했던 시인의 근황이 궁금해 검색해봤는데... 음악이 곁들여진 절묘한 분위기는 스크랲이 금지되어있어 아쉽지만 이 시를 복사해왔다. "불행에 집착 안하면 삶이란 더 좋은 것"이라는 노 시인의 삶에의 긍정에 절로 고개 끄덕여지는 이 순간,

고맙고 고마워라.